일상 _ ☜

7월 19일 20일 일상

비-월 2023. 7. 22. 11:37

비가 갠 뒤 하늘은 언제 그랬냐듯 파랗고 매미들의 합창이 시작되었다.

안에서 움츠리고 있던 사람들은 다시 약속을 잡고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나다.

장마의 핑계로 듬성듬성 빠지고 있던 운동을 갔다.

나는 헬스가 갈 땐 정말 귀찮고 가기 싫다가도 막상 가게 되면 하나는 더 해야지 하게 되는 거 같다.

PT를 통해 운동하는 것을 배운 적 없는 나는 사람들 하는 동작들을 몰래 훔쳐보고 따라하곤 하는데,

그러다보니 이게 잘 되고 있는지, 근육이 올바로 크는지 잘 모르겠다.

눈바디로 봤을 땐 "아 그래도 근육이 나오기는 하는구나" 하면서 일단은 하고 있다.

3분할 2분할 그런 건 모르겠고 "오늘은 가슴이다.!", "턱걸이도 좋다니까 턱걸이 추가!" 이렇게 랄까?

체지방을 빼야 선명해진다는데 체지방 빼는 게 제일 힘들다. 항상 유지어터인 나는...

빛이 비추고 거울에 반사된다면 누구나 몸이 좋아보이는 거 같다. 위에 사진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실제론,, 밍밍한 순두부같다랄까..

그리고 20일 알고 지낸지 벌써 10년이 지난 친한 A형을 만나서 한 잔하기로 했다.

A형과는 한 달 혹은 두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만나서 시시콜콜한 근황과 과거 이야기 등을 하면서 술을먹는데

보통은 A형이 연락을 먼저 해준다.

나는 연락을 잘 안하는 나쁜 동생. 연락을 잘해야 주변 사람 관리를 더 잘할텐데

난 그런 부분이 어렵다. 그래서 A 형은 참 고마운 형이다.

우리는 해운대에서 술을 주로 먹는데, 보통은 치킨을 먹으면 아웃닭이 최애지만,

해운대 아웃닭은 없어진 관계로 차선으로 생활맥주를 가곤 했다.

근데 A형은 생활맥주가 불편하다고 하여, 처음으로 땅땅치킨을 방문했다.

해운대 바닷가 바로 앞에 위치한 이 곳은 야외도 같이 운영하고 있어,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분위기여서 좋았다.

나는 맥주를 먹고 A형은 소맥을 먹기로 해서 새로 출시된 켈리와 항상 즐겨마시는 좋은데이를 주문했고

메인인 치킨은 땅땅의 근본 콤보 불갈비 + 허브순살 세트가 아닌 불닭 + 불갈비를 주문했다.

이건 큰 착오였다. 실수였고 후회다.

 

위의 사진을 보자. 사진을 잘 찍진 못했지만 매우 맛있어 보인다. 보기에는.

나는 매운 걸 좋아하기 때문에, 군침이 돌았고 거침없이 젓가락을 들었다.

처음 한 입 : 나쁘지 않네. 배고픈데 잘 됐다

10초 후 : 따갑다. 쓰리다라는 생각으로 지배하게 됐다.

땅땅치킨 불닭을 처음 먹어본 나는 이런 매운맛이지 몰랐다.

여기 불닭은 맛있게 매운 그런 류가 아닌 캡사이신으로 만들어진 매운 맛 인 거 같았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나 응대는 나쁘지 않았던 거 같은데, 이 치킨 하나로 즐거운 술자리는 곡소리로 바꼈다.

어우... 다음 2차 자리와 다음 날 아침까지 이어지는 쓰라림은 끔찍했다.

평소에 불닭도 즐겨먹는데.. 땅땅의 불닭은 다시 만날 일 없을 거 같다.